LCD, OLED 모두 수요공급 변수가 제한적

△안석현 기자(이하 안): 반도체 시장에 비하면 디스플레이 시장은 설명이 심플합니다. 수요 공급의 변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인데요. 안타까운건 LCD나 OLED 모두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김주연 기자(이하 김) : 예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건 최근 기사로 많이 나오고 있죠? 구체적으로 좀 살펴볼까요?

△안 : 우선 LCD는 올해 1분기부터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LCD 패널 수요의 가장 큰 부분은 역시 TV 시장입니다. 하지만 TV 시장은 최근 몇년간 계속 2억2000만대 수준에 묶여 있습니다. 판매 대수가 크게 늘지 않다보니 패널 수요 역시 눈에 띄는 성장을 하기 어렵겠죠?

▲김: 그럼 공급 측면은 어떻습니까.

△안 : 공급은 다들 아시는대로 최근 2~3년간 투자됐던 중국 내 공장들이 본격 가동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BOE의 10.5세대 공장이 작년 상반기 양산 가동에 들어갔죠. 지난해까지는 1~2개 라인만 가동했다면, 올해부터는 나머지 1개 라인까지 합쳐 풀가동합니다. BOE에 이어 CSOT 역시 올해 초부터 10.5세대 라인을 가동합니다.

△안 : 아래 표를 잠깐 보실까요? 글자가 좀 작긴한데요. 여기 푸른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10.5세대 LCD 팹의 양산 시기입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양산에 들어가거나 양산 중인 라인 수가 최소 8개, 많게는 11개에 이릅니다.

▲김 : 아 벌써 10.5세대 LCD 라인을 가동하는 업체가 BOE, CSOT 둘씩이나 있군요.

△안 : 예. 10.5세대 패널은 생산하는 패널 수도 엄청나지만, 국내 패널 업체들이 생산하기 어려운 65인치(8장) 및 75인치(6장) 패널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라인이라는 점에서도 우려가 큽니다. 국내 업체들은 10.5세대 패널 투자를 하지 않고 있죠.

▲김 : 결국 올해 LCD 수요는 성장하지 않는데 공급은 크게 증가할 거라는 얘기네요.

△안 : 그렇죠. 수요는 그대론데 공급이 증가한다….시장 가격이 버텨내기 힘든 구조죠.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LCD 시장의 수요 대비 공급 능력이 20%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수치가 10%를 넘을 때 수급 불균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김 : OLED는 어떤가요. 최근 애플이 아이폰에 OLED를 적용하면서 수요가 커지지 않았나요?

△안 : 올해는 OLED 시장에서 애플에 대한 기대를 한수 접어두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향 OLED 라인에 투자할때만 해도 2019년쯤에는 OLED 아이폰이 불티나게 팔릴 것으로 예상했거든요. 그런데 비싼 가격 탓에 애플도 고전하고 있지요. 물론 미중 무역갈등이라는 변수도 무시할 수 없지만, 옛날과 같은 애플 팬덤은 많이 잦아든 분위기입니다.

▲김 : 애플에 대한 기대를 한수 접는 다면 삼성전자는 어떤가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도 앞두고 있지요?

△안 : 예 맞습니다. 올해 삼성전자는 접히는 스마트폰이죠? 폴더블 스마트폰을 연초 선보일 예정입니다. 다만 판매량은 많지 않은데요. 소재부품 업체들을 통해 들어본 바 연간 판매량은 100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가 한해 약 3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니까 전체의 0.3% 정도 밖에는 안되네여. 내년 이후는 몰라도 올해 당장 폴더블 스마트폰이 OLED 수요를 이끌 것으로 보기는 무리입니다.

▲김 : 애플도 삼성전자도 아니라면 이제 남는 건 중국 업체들인가요?

△안 : 먼저 이 사진을 잠깐 보시죠. 김기자는 혹시 이들 스마트폰 중 어떤 LCD가 쓰였고, 어떤 게 LCD가 쓰였는지 구별할 수 있습니까?

▲김 : 어려운데요?

△안 : 사실 디스플레이 담당인 저도 가물가물 합니다. 윗줄 왼쪽 세개가 플렉서블 OLED, 아래쪽 3개는 리지드 OLED 입니다. 그럼 오른쪽 위 2개는? 예 LTPS LCD입니다. 아래 오른쪽 2개는 어떨까요? LCD? OLED? 정답은 리지드 OLED입니다.

▲김 : 이거 정말 구분이 안되네요.

△안 : 그게 핵심입니다.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 따른 외부 형태, 즉 폼팩터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그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뭘 쓰고 싶어 할까요? 당연 가격이 싼 걸 먼저 쓰려 하겠죠?

▲김 : 싼거 라면 LTPS LCD?

△안 : 예 맞습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LTPS LCD 가격은 1개당 17달러...이에 비해 리지드 OLED는 24달러입니다. 플렉서블 OLED는 범접하기 힘든 가격, 1개당 76달러 수준입니다.

△안 :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의 점유율이 생각보다 크게 치고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삼성전자도 올해 저가형 스마트폰인 M 시리즈의 상당부분을 BOE가 생산한 LTPS LCD로 채우겠습니까.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리지드 OLED를 버리고서 말이죠.

▲김 : 듣고 보니 LCD나 OLED나 올해 정말 시장이 녹록치 않겠네요.

△안 : 예 OLED는 수익성 방어가 목적이라면, LCD는 생존을 걸고 투쟁해야 하는 2019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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