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1 컨퍼런스 중 기술명 빈도분석
AI⋅5G⋅디지털헬스⋅8K 등 선정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북미소비자가전박람회)가 IT 산업 종사자 필참 리스트에 오른 건, 그 해 IT 업계 트렌드를 한 곳에 집대성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IT 업계 거물들이 연사로 참가하는 컨퍼런스는 IT 업체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기술들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CES 컨퍼런스만 챙겨 봐도 한 해 IT 업계 이슈를 짚어보는 데 부족함이 없다.

KIPOST는 CES2021서 개최된 16개 기업(인텔⋅소니⋅메르세데스-벤츠 등) 컨퍼런스 원문 단어들을 빈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가장 많이 언급된(50회 이상) 기술명을 중심으로 올해 IT 키워드를 정리했다. 

 

① AI(인공지능)

2~3년 전만해도 반도체 회사를 중심으로 AI 기술을 소개했었다면, 올해는 가전⋅자동차⋅통신⋅게임업체들까지 저마다 AI 기업을 표방했다. 기존 제품에 AI 칩셋과 알고리즘을 적극 도입하면서 AI가 전자기기 곳곳에 요소기술로 자리잡은 것이다.

로레알이 선보인 AI 립스틱 ‘루즈 쉬르 므쥐르(Rouge Sur Mesure)’. /사진=로레알
로레알이 선보인 AI 립스틱 ‘루즈 쉬르 므쥐르(Rouge Sur Mesure)’. /사진=로레알

심지어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마저 AI 기술을 립스틱에 도입했다. 로레알이 선보인 ‘루즈 쉬르 므쥐르(Rouge Sur Mesure)’는 사용자의 외모나 옷차림에 맞춰 최적의 색상을 구현하는 AI 립스틱이다. 립스틱 본체 안에 서로 다른 색상의 립스틱 카트리지 3개가 포함돼 있는데, 이 색상들을 조합해 사용자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학습을 통해 사용자 외모⋅옷차림에 가장 어울리는 색상을 조합한다. 

TV 업체들은 시청자들의 시청 취향을 분석하고,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는데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소니는 시청자 행동을 분석하는 인지처리칩(Cognitive Processor XR)을 선보였다. 인지처리칩은 시청자 시선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를 실시간 분석한다. 이를 통해 화면 포커스와 음향을 가장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게 변주한다.

파나소닉의 ‘HCX Pro AI’은 소니 AI 칩과는 달리, 콘텐츠를 분석하는 반도체다. 현재 재생하는 화면이 드라마인지, 혹은 스포츠경기인지를 분석해 색감⋅휘도⋅명암비는 물론 사운드까지 최적의 조합을 찾아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56인치 크기의 차량용 AI 디스플레이를 소개했다. 8개의 CPU 코어와 24기가바이트 램이 딸린 이 디스플레이는 주행 환경과 운전자 사용패턴을 학습해 운전자에게 가장 편리한 화면을 구성한다.

 

② 디지털 헬스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참가자들은 판데믹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 전반의 디지털 가속화와 질병 진단 및 치료의 개인화 현상에 주목했다.

13일 열린 ‘2020년의 디지털 헬스: 감염의 시대’ 컨퍼런스 세션에서 리 슈왐 매스 제너럴 브링햄 내 디지털 가상 의료국 부사장은 “코로나19를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된 건 준비가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판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그동안 현대화되지 못했던 의료 시스템이 변화의 기회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 자회사 베릴리의 플랫폼 부문 사장 비비안 리 또한 “디지털 헬스를 통해 의료 분야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용 소모적인 현재의 의료 시스템을 지적하며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이 더 악화될 수 있는 환자들을 구별하는 등 새로운 헬스케어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웨어러블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제공 업체들은 ‘DIY 소비자 헬스케어’를 가능케하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오라헬스의 오라 링(Oura Ring)은 일곱 개의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심박수, 운동량, 피부온도 등을 측정하고 그에 따른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라헬스의 오라링. /사진=오라헬스
오라헬스의 오라링. /사진=오라헬스

워봇헬스(Woebot Health)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실제 상담사처럼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감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했다.

질 길버트 CES 디지털 헬스 프로듀서는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의료 결과에 중점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환자들은 접근성과 편리성이 확보된 솔루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③ 8K

CES를 주관하는 CTA(소비자기술협회)는 과거 CES서 소개된 기술들 중 ‘세상을 바꾼 기술’을 선정한다. 지난 2015년에는 4K UHD가 세상을 바꾼 기술에 선정됐다. 6년이 지난 2021년은 8K UHD 기술이 만개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8K UHD는 4K 대비 4배 더 선명한 화질을 가진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TCL⋅하이센스 등 TV 제조사들은 모두 8K TV 신제품을 CES에 전시했다. 다만 8K 콘텐츠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불만에 따라 4K 화면을 8K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더욱 진화시켰다.

삼성전자의 ‘네오 QLED TV’는 16개의 신경망으로 구성된 ‘네오 퀀텀 프로세서’를 장착해 실시간 8K 화면으로 업그레이드한다. LG전자의 4세대 ‘알파9’ 칩을 통해 8K 화면으로 바꿔준다. 알파9은 100만개 이상의 영상데이터와 1700만개 이상의 영상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칩이다.

세계 3위 TV 업체 중국 TCL은 초대형 TV 시장을 겨냥한 85인치 제품 ‘엑스라지 컬렉션’과 8K TV 신제품을 함께 공개했더, 역시 중국업체인 하이센스도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적용한 8K TV를 소개했다.

삼성전자 네오 QLED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네오 QLED TV. /사진=삼성전자

 

④ 자율주행 및 차량기술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기술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인텔의 모빌아이⋅파나소닉⋅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모빌리티 업체들은 향후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였다.

12일 ‘우리 모두를 전진시킬 기술들’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한 파나소닉은 게임용 가전제품⋅원격 교육⋅빌딩 솔루션 등과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 청사진을 공개했다.

스캇 키르히너 스마트 모빌리티 그룹 전무는 “‘스파이더’라는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하나의 통합적인 경험 공간으로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의 차량용 플랫폼은 동시에 11개의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수 있고 고품질의 오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자율주행 단계./인텔
자율주행 단계 구분./자료=인텔

메르세데스-벤츠는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하이퍼스크린을 처음 공개했다. 차량 대시보드에 부착되는 MBUX 하이퍼스크린은 메르세데스가 차량에 장착한 디스플레이 중 가장 큰 크기로 3개의 개별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구조다.

사지드 칸 벤츠AG 이사회 멤버 겸 기술 총괄(CTO)는 “(하이퍼스크린은) 앞 유리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차와 운전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의 기반이 되는 도로 데이터 수집·활용 기술인 매핑 기술을 소개하며 앞으로 상하이⋅도쿄⋅디트로이트 등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⑤ 5G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지난 2019년 첫 상용화되기는 했지만, 지난해까지는 사실상 반쪽짜리 서비스에 불과했다. 5G 전용 서비스도 부족했고, 체감 속도 역시 4G(4세대) 이동통신과 비교했을 때 큰 개선을 느끼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CES2021 컨퍼런스에서는 올해부터 5G를 이용한 다양한 특화 서비스들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최고경영자)는 기조연설을 통해  "5G망과 7대의 카메라로 NFL(미국프로풋볼) 경기를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안에서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실제 경기장에 있는듯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기존 4G 이동통신으로는 데이터 통신 속도와 지연속도가 받쳐주지 못해 불가능했던 서비스다. 

VR 기기를 이용해 NFL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사진=STRIVR
VR 기기를 이용해 NFL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사진=STRIVR

스마트시티 구현에도 5G 이동통신은 필수다. 데릭 피터슨 보잉고 와이어리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커넥티드 시티’ 세션에서 “사물과 인프라가 연결된 도시에서 통신사들은 연결 중단 없는 통신 서비스 제공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서 5G 이동통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자율주행 기술과 드론 등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 역시 5G 이동통신의 뒷받침 없이는 구현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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