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 차폐 소재 전문 업체 엔트리움, 코로나19용 신소재 '나비솔' 개발
교차감염 우려 있는 곳에 도포하면 1시간 내 바이러스 100% 사멸
정세영 대표 "해당 시장 앞으로 3~4배 확장할 것"

반도체용 전자파 간섭(EMI, 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차폐 소재 제조업체 엔트리움이 항균·항바이러스 신소재를 개발했다. 엔트리움이 개발한 소재는 금속 이온 및 친환경 물질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반도체 소재 업체 엔트리움, 작년부터 항바이러스 원료 개발

엔트리움의 항바이러스 신소재 '나비솔(NAVISOL)'. /자료=엔트리움
엔트리움의 항바이러스 신소재 '나비솔(NAVISOL)' 제품. /자료=엔트리움

엔트리움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출신인 정세영 대표가 2013년 창업한 전자재료 업체다. 집적회로(IC) 내 EMI를 막는 소재와 이방전도성필름(ACF)용 도전볼을 개발·공급한다. 현재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반도체 EMI 차폐는 주로 물리기상증착(PVD) 장비 활용한 금속 코팅 기법이 쓰인다. 엔트리움은 스프레이 형식으로 소재를 분사하는 신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엔트리움은 그간 누적된 소재 개발 기술력을 응용해 항바이러스 신소재 '나비솔(NAVISOL)'을 개발했다. 현재 코팅액·티슈·필름 제품이 판매 중이며 연내 스프레이 제품도 출시된다. 문고리·책상·의자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교차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곳에 액상을 도포하거나 필름을 부착하면 된다.

코팅막에 바이러스가 닿으면 1시간 내에 모두 사멸된다. 코팅막 자체는 두껍지 않지만 물걸레질 강도로 3만번 이상 자극을 가해도 기능성이 유지된다.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는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 정도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 기능을 증명하는 작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관련 제품들이 백신, 진단 키트 등 질병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연구소에서는 안전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바이러스 물질의 실험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닿으면 당기고(Pull) 사멸하는(Kill) 방식

나비솔의 바이러스 사멸 원리. /자료=엔트리움
나비솔의 바이러스 사멸 원리. /자료=엔트리움

엔트리움은 전북대학교 인수공통 전염병연구소 시험을 통해 나비솔 필름 표면에서 1시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00% 소멸됨을 확인했다. 1분에 87%, 5분에 93% 정도로, 나비솔 물질을 바르고 난 이후 5분 정도면 바이러스가 거의 제거된다. 나비솔은 금속 이온, 이온 운반체를 포함한 다양한 친환경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비솔 코팅 표면의 친수성을 극대화해 바이러스를 밀착시킨 후 빠르게 사멸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겉에 2~3μ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지질막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인데, 이 지질막에 자극이 가해지면 바이러스가 파괴된다. 정 대표는 "금속 이온과 지질막을 파괴하는 친환경 소재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풀 앤드 킬(pull & kill)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되어 사용되는 항균 필름에는 구리 이온이 많이 활용된다. 그러나 구리 이온으로 필름을 제작할 경우 1~2개월 내 표면이 산화되어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이 사라진다. 나비솔 스프레이 제품은 3개월에 한 번씩 재도포를 권장하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항바이러스 기능이 반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나비솔은 국제 규격에 따른 소재 시험 평가를 대행하는 FITI시험연구원의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기준, 중금속시험, SGS 유해물질 시험 등을 통과했다. 이와 관련해 11건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다. 


첨단 소재 기술력 + 바이오 연구 협력 시너지로 올 매출 200억 예상

나비솔 항균 코팅 티슈 사용법

엔트리움의 신사업 나비솔은 기본적으로 B2C 시장을 겨냥하지만 매출 비중은 기존의 전자 부문을 거의 따라잡고 있다. 지난해 엔트리움은 반도체 차폐 소재를 비롯한 전자 부문에서 총 매출액의 60%를, 나비솔에서 40%를 확보했다. 정 대표는 "올해는 전체 매출의 80% 정도가 나비솔에서 나올 것"이라며 "나비솔에서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처음 항균·항바이러스 시장에 진입한 정 대표는 국내 항균 시험 인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바이러스 차단 및 제거 물질의 경우 사람의 눈으로 확인이 불가하기 때문에 시험기관의 정확한 평가가 필수다. 그러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나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 인증 제도 등이 부정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균 필름의 경우 필름화 이전 액상 상태에서 시험을 진행하는데 액상에서는 필름일 때보다 세균이 더 빨리, 더 쉽게 제거되는 특징이 있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엔트리움은 최근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8종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직 백신이 마련되지 않은 바이러스 제거가 목표다. 정 대표는 "해당 분야 시장 규모는 50조원 정도"라고 말하며 "앞으로 3~4배 이상은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엔트리움
사진=엔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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