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이어 데스크톱PC 아이맥에도 자체설계 반도체
"3년 내 메모리를 제외한 대부분 반도체 내재화"

애플이 자체 설계 반도체 M1을 탑재한 신형 ‘아이맥’을 내놨다. 지난해 노트북PC ‘맥북’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 데스크톱PC 아이맥에도 M1 칩을 탑재하면서 애플의 ‘탈(說) 인텔 전략은 가속화된 모양새다. 

애플은 반도체 SoC(시스템온칩) 설계가 컴퓨터 성능 뿐 아니라 디자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M1 칩이 탑재된 신형 '아이맥' . /사진=애플
M1 칩이 탑재된 신형 '아이맥' . /사진=애플

맥북 이어 아이맥에도 ‘애플실리콘’

 

애플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제품 발표 행사를 통해 M1 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맥을 선보였다. 기존 21.5인치⋅27인치 두 가지 타입으로 출시된 아이맥은 그동안 인텔이 설계한 CPU(i5⋅i7)가 탑재돼 왔다. 

이번에 소개된 신제품은 24인치 단일 사이즈로 출시되며, 아이맥으로는 처음 M1칩이 전량 적용된다. M1칩은 8코어 CPU와 8코어의 GPU(그래픽처리장치), 16코어의 뉴럴엔진을 SoC 형태로 제작했다. 

SoC는 PCB(인쇄회로기판) 위에 산재해 있던 여러 반도체들을 하나의 칩 안에 집적한 것이다. 다수 반도체가 하나의 칩으로 통합되면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전력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oC는 경박단소화와 전력절감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돼 왔다. CPU와 GPU⋅블루투스⋅와이파이 기능을 한 데 합친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대표적인 SoC다. 

이번에 애플이 아이맥이라는 데스크톱PC에 SoC 기술을 도입한 표면적 이유는 디자인이다. 종전 아이맥은 화면 테두리는 얇으나, 중앙 부분으로 갈수록 두께가 두꺼워지는 디자인이었다. M1칩이 탑재된 아이맥은 화면 테두리부터 중앙부까지 두께 11.5㎜로 균일하다. 불과 1㎝ 정도의 두께에 모니터는 물론, 컴퓨팅에 필요한 모든 반도체를 내장한 것이다.

애플 M1 칩. SoC 기술로 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집적했다. /사진=애플
애플 M1 칩. SoC 기술로 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집적했다. /사진=애플

화면 베젤(Bezel) 폭도 이전 2.7㎝에서 크게 줄였다. 외양만으는 일체형 데스크톱PC 보다는 24인치 모니터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이처럼 아이맥의 부피가 크게 줄어들 수 있었던 건 SoC 적용을 통해 PCB 등 불필요한 하드웨어를 생략했기 때문이다. D램도 SiP(시스템인패키지⋅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한데 패키지하는 것) 기술로 M1과 통합시켜놨다. 성능을 높이고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다. SoC는 발열 제어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내부 열을 식히는 쿨러 공간 역시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맥에 M1을 적용한 더 큰 이유는 핵심 반도체 내재화다. 스마트폰 ‘아이폰’에 자체설계 AP ‘A시리즈’를 탑재해 온 애플은 PC 라인업에서 만큼은 인텔 CPU 의존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처음 맥북에 M1을 탑재했고, 이번에 아이맥에 M1을 탑재하면서 인텔과 더 거리를 두게 된 것이다.

신형 아이맥. 베젤 두께로 기존 대비 크게 줄였다. /사진=애플
신형 아이맥. 베젤 두께로 기존 대비 크게 줄였다. /사진=애플

한 반도체 업체 임원은 “애플은 아이폰은 물론 PC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종류의 반도체를 내재화 한다는 계획”이라며 “3년 내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칩들은 애플 브랜드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2019년 인텔로부터 모바일 모뎀칩 사업부를 10억달러(1조1186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자체 개발 모뎀칩을 아이폰에 적용할 전망이다. 탈 인텔에 이어 ‘탈 퀄컴’까지 시도하는 셈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에어태그도 출시

한편 이날 새로 출시된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 역시 M1 칩이 적용됐다. 그동안 아이패드에는 아이폰과 동일한 A시리즈 AP가 탑재돼 왔으나 신제품은 M1으로 갈아탔다. 향후 A시리즈 AP는 스마트폰, M1은 PC 제품군으로 나눠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M1 칩이 적용되면서 CPU 성능은 50%, 그래픽 성능은 40% 개선됐다고 밝혔다.

에르메스와 협업한 에어태그 액세서리(키링). /사진=애플
에르메스와 협업한 에어태그 액세서리(키링). /사진=애플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출시설이 나왔던 ‘에어태그’도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KIPOST 2020년 9월 9일자 <애플이 열어가는 UWB, 에어태그는 어떻게 생겼나> 참조). 초광대역(UWB) 통신 기술을 지원하는 에어태그는 지름 31.9㎜, 무게 11g의 단추 형태의 위치추적 기기다. 내장 스피커와 가속도 센서까지 탑재됐지만 CR2032 코인셀 배터리로 1년간 사용 가능하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손쉽게 교체할 수도 있다. 

UWB 기술이 적용된 만큼 아이폰과의 거리를 ㎝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단 사용자 아이폰에도 UWB 칩이 탑재돼 있어야 하는데, 아이폰에 UWB 칩(U1)은 지난 2019년 출시된 ‘아이폰11’부터 적용됐다. UWB 칩이 없는 아이폰도 에어태그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정밀 탐색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의 협업을 통해 에어태크용 액세서리도 출시한다. 애플워치 출시로 수 많은 써드파티 액세서리 시장이 창출된 것 처럼 에어태그도 키 홀더 등 다양한 액세서리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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