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위 업체 중국 내 생산 비중 작지 않아
모두 전력 소비량 제한 조치 지역에 위치

중국 내 전력난이 장기화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가 주목된다. 잠깐의 전력 단절에도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하는 팹에는 아직 원활한 전력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나, 팹에서 사용할 소재⋅부품 생산 라인은 전력 수급을 확언하기 어렵다. 

특히 생산시 큰 전력을 소모하는 특수가스 라인에는 전력 소비량 절감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삼불화질소. /사진=효성화학
삼불화질소. /사진=효성화학

전력소모 큰 NF₃ 생산, 중국 내 비중 작지 않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하는 특수가스에는 NF₃(삼불화질소)⋅WF₆(육불화턴스텐)⋅SiH₄(모노실란)⋅SiH₂Cl₂(다이클로로실란) 등이 있다. WF₆⋅SiH₄⋅SiH₂Cl₂은 모두 CVD(화학기상증착)용 특수가스며, NF₃는 금속막 식각이나 CVD 공정 후 챔버 내 이물 제거에 사용된다. 

특히 NF₃는 사용량이 여타 증착용 특수가스보다 많으며,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도 높다. SK머티리얼즈가 시장점유율 40%로 세계 1위, 그 다음으로 효성화학이 뒤를 잇고 있다. SK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은 연간 1만2000톤 정도고, 효성화학은 6000톤으로 추정된다.

최근 중국 내 전력난에 따라 NF₃ 수급에 비상등이 들어온 건 NF₃ 상위권 업체들의 중국 내 생산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SK머티리얼즈의 중국 장쑤성 진강시의 NF₃ 생산능력은 연간 1500톤 수준이다. 효성화학은 저장성 취저우시에 연산 2500톤 규모 NF₃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SK머티리얼즈 공장이 위치한 장쑤성은 중국 생태환경부가 전력 사용 강도를 줄이고, 전체 전력 사용량도 강하게 컨트롤하라고 경고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포스코의 장쑤성 스테인리스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효성화학의 저장성은 장쑤성 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역시나 생태환경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지역별 전력 소비량 경고 현황. /자료=중국 생태환경부, DSCC
중국 지역별 전력 소비량 경고 현황. /자료=중국 생태환경부, DSCC

NF₃ 생산업체 중에는 페릭(Peric)이라고 하는 로컬 업체도 있는데, 페릭은 후베이성에 공장이 위치한다. 후베이성 역시 성내 총 전력소비량을 조정하라는 경고를 생태환경부로부터 받은 바 있다. 페릭은 생산능력 규모에서 세계 3위 NF₃ 업체다. 

NF₃는 암모니아와 불소를 고온⋅고압 하에서 반응시킨 후 추출 및 정제해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전력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 떄문에 각 성 정부가 전력 사용량 제한에 나선다면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NF₃를 수급하지 못한 중국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 가동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NF₃는 다른 특수가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아 수송과 저장이 용이하다. 덕분에 국내 공장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도 상당하다.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NF₃는 총 1502톤에 이른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773톤의 NF₃가 수출됐다. 

NF₃는 특수가스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장과 수송이 용이하다. 중국에서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서는 수출량이 늘면서 국내 거래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사진=효성화학
NF₃는 특수가스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장과 수송이 용이하다. 중국에서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서는 수출량이 늘면서 국내 거래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사진=효성화학

만약 중국 내에서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국내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늘고, 이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NF₃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NF₃는 워낙 국내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팹 가동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겠으나, 구매 단가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최근 LCD 가격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LCD 업체들 수익성에 마이너스다. 제품 단가가 낮아지는 와중에 소재⋅부품 단가가 높아지면서, 마진 스퀴즈(Margin Squeez)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에 따르면 지난달 TV용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5.8% 하락했다. 그 중에 32인치 패널 가격이 25% 떨어져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체이스 리 DSCC 연구원은 “아직 중국 내 전력난이 디스플레이 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바는 없다”면서도 “각종 금속 소재나 특수가스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은 국내와 베트남으로 이원화 되어 있지만, 소재⋅부품, 특히 특수가스류는 중국에서 수급하는 종류도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 내 전력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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