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2050년까지 전력 부족
LNG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대부분 지연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이 지속되는 전력난 탓에 경제 성장이 지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시설 투자는 늘고 있는 반면, 발전소 건설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전력부족 현상이 길게는 2050년까지 지속될거란 전망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 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여름 베트남 빈푹 내 2개 공장의 가동률을 20%씩 낮췄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혼다 뿐만 아니라 현지 대부분의 제조업 시설들이 이 같은 강제 가동률 조정을 감수해야 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설명했다. 

베트남은 많은 강수량을 기반으로 한 수력발전을 기본 바탕으로 화력발전을 늘리고 있는데, 최근 두 발전원 모두 사정이 좋지 않다. 우선 기후변화 탓에 여름 강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년째 수력발전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지난 5월 8차 전력발전계획을 내놨다. 2030년까지 13개의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게 골자다. 목표가 달성되면 향후 국가 LNG 발전 비중을 1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아울러 270조동(약 14조8000억원)을 투자해 가스 및 원유 비축시설을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65일에 불과한 비축일을 75~80일까지 늘려 화력발전 안정성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당장 환경단체와 국제 금융회사 반대에 부딪혔다. 자금이 조달되지 않으면 당장 착공이 불가능한데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차입이 쉽지 않다. 최근 세계적인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트렌드 속에 화력발전 프로젝트에는 대출을 거절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화력발전소 확충 프로젝트들은 현재 대부분 공사가 지연된 상태다. 남는 방법은 인접국인 라오스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것인데, 라오스 역시 최근 지속된 가뭄 탓에 수력발전 사정이 좋지 않다. 에너지 수급을 따지면 2025년까지의 전력난은 명약관화고, 길게는 2050년까지 에너지 부족에 시달릴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베트남 내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에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발전 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출 수 있게 해달라고 승인을 요청했다. 태양광⋅풍력은 친환경 발전이기도 하지만, 국가 에너지 사정과 별도로 현지에서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베트남 공업부는 이 같은 요청을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 

마르코 발데 베트남 주재 독일상공대표부 수석 대표는 “친환경 발전은 기업들이 더 자립되고 탄력적인 전력 운용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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